물류센터 알바, 계속할지 그만둘지 고민한 날

그만둘까 진지하게 고민한 날

물류센터를 여러 날 뛰고 나니, 어느 날 아침 이불 밖으로 나오기가 유독 힘들었다. 몸은 무겁고, 오늘도 셔틀을 타야 한다는 게 버겁게 느껴졌다. 그날 문득 생각했다. 이걸 계속하는 게 맞나.

배달할 때도 한 달쯤 되니 비슷한 고민을 했었다. 그때는 '계속하되 페이스를 줄이자'로 정리됐는데, 물류는 몸에 오는 부담이 배달과는 또 다른 결이라 다시 저울에 올려봐야 했다.

수입과 체력을 저울에 올렸다

고민하면서 실제로 따져본 건 세 가지였다. 수입, 체력, 그리고 시간.

수입은 만족스러웠다. 일당이 확정이고 야간·상하차는 단가도 세니, 며칠만 몰아서 해도 목돈이 됐다. 문제는 체력이었다. 상하차 다음 날의 그 곡소리, 야간 뒤 무너지던 리듬이 쌓이니, 본업인 사무직 컨디션까지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시간도 그랬다. 주말을 통째로 창고에 쓰면, 정작 쉬어야 할 때 못 쉬었다.

숫자로 본 8일의 기록

8일 만에 86만 원. 배달 한 달 수입(82만 원)을 물류는 8일 만에 벌었다. 시급도 평균 12,800원으로 배달보다 높았다. 숫자만 보면 물류가 효율이 좋았다. 그런데 스스로 매긴 피로도가 10점에 8점이었다. 이 두 숫자를 나란히 놓고 보니, 고민의 정체가 분명해졌다. '돈은 되는데 몸이 못 따라간다.'

누적 근무일수8일
누적 총 수입862,000원
평균 시급약 12,800원
체감 피로도(자체 기준)10점 만점에 8점
그동안의 근무 기록/정산 캡처 모음 (개인정보 가림)
8일, 86만 원. 숫자는 좋은데 몸은 8점짜리 피로였다.

쌓이니까 보이는 것들

하루하루는 버틸 만했는데, 쌓이니까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몸은 첫날 발바닥에서 시작해, 야간엔 리듬, 상하차 뒤엔 허리와 어깨로 피로가 옮겨 다녔다. 회복할 틈 없이 다음 근무가 오면, 그 피로가 다음 날로 넘어갔다. 본업 집중력이 떨어지는 게 느껴질 때, 이건 부수입이 아니라 본업을 갉아먹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로, 이렇게 며칠 만에 목돈을 만들 수 있는 일이 흔치 않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었다. 급하게 돈이 필요한 시기라면 이만한 게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기로 했나

고민 끝에 결론은 '계속한다'였다.

돈과 몸 사이에서 각자의 답은 다를 거다. 나는 본업이 있는 사람이라 몸 쪽에 무게를 더 뒀을 뿐이다.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에게

- 하루 일당에 혹하기 전에, 다음 날 회복 비용까지 계산하자. 진짜 시급은 그걸 빼야 나온다.

- 본업이 있다면 몸 신호를 우선순위에 두기. 부수입이 본업을 해치면 손해다.

- 몰아서 할 거면 주간부터. 야간·상하차 연속은 초보에게 위험하다.

- 기록을 남기자. 수입과 피로도를 같이 적어보면, 나에게 맞는 페이스가 숫자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