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 두 곳 동시에 써본 경험

폰에 배달 앱을 하나 더 깔았다

한 앱만 쓰다 보니 아쉬운 순간이 있었다. 콜이 뜸할 때 그냥 서서 노는 시간이 아까웠다. 심야 배달 때 뼈저리게 느낀 거였다. 단가가 세도 콜이 없으면 시급은 안 오른다는 걸.

다른 라이더들은 앱을 두세 개씩 동시에 돌린다고 했다. 한쪽이 조용하면 다른 쪽에서 잡으면 되니까. 그래서 나도 두 번째 앱을 깔았다. 가입·인증을 처음부터 다시 하고, 두 앱을 나란히 켜놓고 나가는 날. 화면 두 개를 동시에 어떻게 보나 싶었는데, 그게 이날의 진짜 숙제였다.

두 화면을 번갈아 보며 뛰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노는 시간이 확 줄었다. A가 조용하면 B에서 콜이 떴고, B가 잠잠하면 A에서 뭔가 잡혔다. 첫날이나 심야처럼 멍하니 기다리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문제는 둘 다 동시에 뜰 때였다. 어느 걸 잡을지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했고, 잘못하면 두 콜이 겹쳤다. 실제로 A 콜을 픽업하러 가는 길에 B에서 더 좋은 콜이 떠서, 잡을까 말까 갈등한 적이 여러 번이었다. 머릿속으로 계속 두 개의 동선을 굴리고 있으니, 몸보다 정신이 먼저 지쳤다.

두 배달 앱을 나란히 켜놓은 폰 화면 (개인정보 가림)
두 앱을 동시에. 노는 시간은 줄었는데 머리는 두 배로 바빴다.

쉬는 시간이 줄었더니 시급이 올랐다

합쳐서 10건에 44,000원. 단일 앱으로 뛰던 첫날(9건·38,400원·시급 10,470원)과 비교하면, 비슷한 시간에 시급이 12,600원까지 올랐다. 콜을 더 많이 받아서라기보다, 노는 시간을 줄인 효과가 컸다. 대신 겹쳐서 놓친 콜이 2건 있었으니, 이론상 이 손실만 줄이면 더 오를 여지도 있었다.

앱A 배달 건수/수입6건 / 26,000원
앱B 배달 건수/수입4건 / 18,000원
합산 시급 환산약 12,600원
콜 겹침으로 놓친 콜 수2건
각 앱 정산 화면 캡처 (개인정보 가림)
앱A 26,000원, 앱B 18,000원. 두 정산을 합쳐야 하루가 보인다.

콜이 겹치면서 벌어진 일

역시 실수는 겹침에서 나왔다.

한 번은 A 콜을 픽업하러 가는 중에 B 콜을 덥석 수락했다가, 두 픽업 시간이 맞물려버렸다. 결국 A 배달이 늦어져서 손님을 한참 기다리게 했다. 마음이 급해지니까 이동도 더 조급해지고, 악순환이었다.

알림도 헷갈렸다. 두 앱 알림음이 비슷해서, A에서 울린 걸 B인 줄 알고 엉뚱한 화면을 열어 시간을 버린 적이 몇 번 있다. 결과적으로 좋은 콜 2건을 판단 지연으로 놓쳤다.

앱 두 개, 할 만한가

효율만 보면 확실히 이득이다. 노는 시간을 줄여주니 시급이 오른다.

근데 이건 '초보 첫날'에 할 일은 아니었다. 한 앱도 버벅대던 사람이 두 개를 동시에 보면 십중팔구 겹치고 놓친다. 어느 정도 손에 익어서 콜 하나를 반사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 다음에야 의미가 있다. 나도 첫날 이걸 했으면 아마 사고 났을 거다.

정리하면, 익숙해진 사람에게는 강력히 추천, 초보에게는 조금 미뤄두라고 하고 싶다.

두 앱 같이 쓸 거라면

- 한 앱이 충분히 익숙해진 다음에 두 번째를 더하자. 순서가 중요하다.

- 두 앱 알림음을 다르게 설정. 어느 쪽에서 울렸는지 바로 알아야 한다.

- 픽업 위치가 겹치거나 시간이 맞물리는 콜은 과감히 하나 포기. 욕심이 지각을 부른다.

- 주력 앱 하나를 정해두고, 나머지는 '빈 시간 메우기'로만 쓰면 덜 헷갈린다.